바이킹스는 지금까지의 역사극과는 전혀 다른 바이킹의 입장에서 본 잉글랜드와 세계사를 보여주었고, 낯선 바이킹족의 문화와 관습을 다루어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잔인하고 에로틱한 액션과 전투 장면까지 피를 끓이며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드라마였어요.
아무래도 라그나의 빈자리가 너무 커서 라그나의 아들들이 콩가루 집을 만들어놔서 짜증만 나고 5시즌짜리 아이슬란드 이야기를 보기가 지루하고 괴로웠는데 6시즌에는 키예프가 등장해 다시 한번 흥미를 잃었습니다.
게다가 1년 넘게 휴식을 취해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올해 초에 바이킹스 최종회가 방영되었다고 해서 다시 봤는데 6시즌 초반 에피소드만 참으면 다시 재미있어져서 추천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마 기존 팬들이 바이킹스를 계속 본 이유는 백발이 돼도 예쁜 라게타를 보는 즐거움일 텐데, 6시즌에도 라게타는 제 역할을 하고 있어요. 매끈매끈한 라그나의 장남 비욘이 아버지 못지않게 세상의 모든 걱정을 짊어진 모습으로 변했고, 후비셀크도 잘생긴 외모가 모두 가려진 폐인이 돼 시간의 흐름으로 많이 변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 왠지 괴로웠습니다.
우베도 독자 노선을 택해 잃었던 위상을 다시 찾지만 다른 라그나의 아들들에 비해 확실히 카리스마가 부족해요.
바이킹스 시즌6 초반 에피소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경은 키예프입니다. 아이바는 카테가트를 탈출하여 도망쳐서 지금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가게 됩니다. 여기서 올레그 대공의 지원 아래 카테가트를 다시 정복하여 손에 넣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이 올레그는 아이바의 사이코패스 기질을 뛰어 넘습니다. 엽기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시세도 두근거리지만, 시세라면 이런 것을 봐도 놀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둘 다 아이들끼리 만나 언제 어디서 터질지 기다리는 재미가 조금 있었습니다.
극중 키예프의 설립자는 바이킹족 출신이라는 대사가 있어 실제 키예프의 역사를 살펴보면 극중 연대와는 맞지 않더군요. 루시인에 등장하는 몇몇 캐릭터는 실존 인물이지만 흥미를 위해 다른 시대의 인물을 붙인 것 같았어요. 그래도 바이킹스 덕분에 세계사 공부는 정말 열정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즌 흥미로운 캐릭터는 카테고트에서 추방된 붉은 머리색 에릭입니다. 수염으로 가려도 꽃미남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레이의 50그림자에 출연했던 배우 에릭 존슨이었어요. 비욘 이후 카테가트의 권력이 어떻게 될지 궁금했는데 그래서인지 의외로 비중을 두고 출연했어요.
제작자 마이클 허스트의 딸 톨비가 의외로 장수 캐릭터로 오래 살아남았는데 톨비도 라겟타와 친해서 그런지 별로 늙지 않는 것 같아요.
분명히 한 번은 더 나올 줄 알았는데 언제 나올지 애타게 기다렸던 플로키!
바이킹스를 생각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로 이번 시즌 귀여운 그의 모습에 또 반해 버렸습니다. 플로키만의 웃음소리가 벌써 그리워요.
넷플릭스 드라마 라스트 킹덤과 일치하는 시대까지 와서 캐스팅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바이킹스 이전 시즌에 출연했던 아역 배우가 커서 알프레드 역을 맡으니 라스트 킹덤보다 훨씬 젊고 좀 어색하더군요.
바이킹스에 대해 일일이 쓰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이미 많이 써서 자제하고 아쉬워한 채 바이킹스 스핀오프 드라마 <바이킹스 발하라>를 기다려야 합니다.
넷플릭스의 '미드 아니카나다 드라마 바이킹스' 시즌6는 총 20개의 에피소드로 올해 초에 끝났습니다. 흥미로운 드라마로 추천합니다.